‘큰 회사를 갈까 아니면 이번에 스타트업을 갈까?’
아마 실리콘밸리에 있는 엔지니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질문의 핵심에는 돈도 많이주고 존경받는 대기업 (i.e. Meta, Google, Amazon 등등) 대신에 스타트업에 조인하는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일것이다.
그래서 10명도 안되는 스타트업에서도 일해보고 10만명이 넘던 구글에서도 있어본 내 경험으로 장단점을 몇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Note1: 스타트업도 스테이지와 크기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하고 할수있는 경험도 굉장히 다르다. 그래서 간단히 하기위해 여기서 “스타트업”은 50명 미만 초기 스타트업을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Note2: 다 내가 엔지니어로서 일하면서 정리한 생각들이라 다른 role들에 얼마나 관련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장점 #1. 스타트업에서의 경험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나 싶겠지만, 스타트업을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마음 한켠에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자리잡고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창업을 해서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커나가는지 보고 배우기에 초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 만큼 좋은 레슨은 없을 것이다.
내가 당시 초기 스타트업이었던 Clockwise에 8번째 멤버로 조인해서 보고 배운것을 예를 들자면…
어떤 role을 언제 어떻게 hire해서 팀을 키우는지
엔지니어링 외에 다른 부서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i.e. Sales, Marketing, Customer Success, Customer Support)
어떤식으로 회사 culture를 만들어가는지
회사가 크면서 어떤 문제점들이 생기는지
그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에 대한 열정을 갖고있는 비슷한 종류(?)의 사람들과 네트워킹할 기회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스타트업에서도 인맥이 굉장히 중요한데 (i.e. 투자자들을 연결시켜줄 인맥, 새로운 팀원을 소개시켜줄 인맥), 그런 인맥을 자연스럽게 쌓을수 있는 기회가 초기 스타트업인 것 같다.
장점 #2. 성장 기회
스타트업은 항상 일손이 모자르다. 항상 있는 사람보다 할것들이 많다. 그래서 경력에 상관없이 능력만 되면 더 많고, 더 impactful (영향력 있는) 한 일을 할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나도 주니어 엔지니어 시절, 구글에서는 어느 한 feature에 일부분을 만드는 일을 받았다면, 그 전에 스타트업에서는 우리 iOS앺에 꽤 큰 feature를 통째로 맡았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일수록 더 정신없고 할일도 많은데, 사실 그럴수록 자기 주어진 일말고 다른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은것이다. 예전에 구글에서 20% 프로젝트라고 하던 것 처럼, 사이드로 자기가 주도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끌수도 있고, 엔지니어링 말고 다른것에 관심있다면 (예를들어 product management, design, etc.), 그런것도 시도해볼 수 있을것이다.
장점 #3. 돈 (혹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꿈..)
이 동네에서 가장 부러움을 많이 사는 이야기들이 바로 “누가누가 있던 스타트업이 팔려서 (혹은 상장해서) 돈을 많이 벌었대!” 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을 스타트업이란 세계로 이끄는 것 같다.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초기 스타트업에 들어갈때는 대부분 stock option이란 것을 받는다. 간단히 말하면 그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받는 것인데,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회사의 경우, 4년동안 얼마만큼의 주식을 살 권리를 나눠 준다는 계약을 한다.
스타트업의 compensation (보상체계)은 회사마다 다르고 또 복잡해서, 이 글에서는 굉장히 단순한예를 들어보겠다. 자, 왜 사람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을까?
초기 스타트업 (seed, series-A)에 조인할 경우, 경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충 0.1-1.0% 사이에 주식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한 엔지니어가 0.4% 만큼의 스톡옵션을 받고 스타트업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2년만 일하고 이직을 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 엔지니어는 0.2%에 옵션을 가지고 있게되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것이다.
$200M (~2400억원)에 회사가 팔릴경우 → $400k (~5 억)
$500M (~6000억원)에 팔릴경우 → $1M (~12억)
$1B (~1.2조억원) 유니콘으로 상장 → $2M (~24억)
보다시피, 회사가 어느정도 성공 (회사가 팔릴경우) 하면 대기업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면 대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쉽지않은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엔지니어가 1년 100만불 이상의 연봉을 받으려면 구글, 메타 Director정도는 되야 될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아래와 같은 spreadsheet을 보며 화이팅 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은 장점을 생각해보았는데 이 세상 모든 것처럼 좋은 점이 있으면 안좋은 점도 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 아쉬운점에 대해서 써보려고한다.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