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두번째글. Claude-coding
변곡점
다들 한 번쯤 느꼈겠지만, AI가 어느 순간 진짜 다른 레벨에 도달한 것 같다.
나는 스스로를 얼리 어답터 (early adopter)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게 나왔다고 딱히 테스트 해보는 타입도 아니고, “안 부셔졌으면 굳이 안 고친다”는 주의다 (If it ain't broke, don't fix it). 그래서 오히려 나 자신을 AI hype에 대한 리트머스 테스트로 삼는다. 그래도 엔지니어로서 10년넘게 살면서 나름 tech-savvy 한 편인데, 그런 내가 어떤 제품이던 기술에서 진정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널리 쓰이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작년까지 대부분의 AI 코딩 툴들이 나한테는 그런 느낌이었다.
Cursor는 초기부터 써봤고, Claude Code도 작년 트위터에서 처음 화제가 됐을 때부터 테스트해봤다. 꽤 인상적이었지만, 아직까진 정말 game changing 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런데 12월이 되고, Antrhopic에서 Opus 4.5가 나오면서였는지, 모든게 바뀌어 버렸다.
내가 딱히 일하던 방식을 바꾼 것도 아니고, 갑자기 프롬프팅을 잘하게 된 것도 아니고, 커스텀 skills나 특별한 claude.md 파일 같은 걸 잔뜩 추가한 것도 아닌데, 같은 prompting으로 전에는 절반정도만 맞는 코드를 AI가 짰다면, 12월부터는 그냥 처음부터 다 되는 코드를 짜기시작했다.
그 이후로, 코딩과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 느낌이다.
물론 AI 라는 마법같은 tool이 생겨났지만 마냥 좋은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Claude Code가 제대로 쓸 수 있게 되고 나서부턴, 뭔가를 백그라운드에서 돌리고 있지 않으면 이상한 FOMO가 생긴다. 출근 전에 태스크를 하나 걸어놔야 하고, 자기 전에도 뭔가 돌려놔야 하고, 30분만 자리를 비워도 에이전트를 돌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뭔가 계속 아웃풋을 내야될 것 같은 이 강박. 약간 코로나 초기가 떠올랐다. 재택근무를 하게되면서 출퇴근이 없어지고, 그렇게 생긴 “여유 시간”에 일을 더하면서 생산성이 엄청나게 올라갔었는데, 처음 몇 달은 정말 좋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들 번아웃 같이 왔던 기억이 난다.
AI가 가져다주는 productivity boost도 비슷한 느낌이다. 이 새로운 기술을 잘만 쓴다면 한 사람이 낼 수 있는 아웃풋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정도의 수준이다. 하지만 AI가 계속 돌아가는만큼 나의 뇌도 쉬질 않는다. 항상 뭔가 AI한테 시킬 일이 있을것 같고, AI가 물어보는 질문에 답도 해줘야되고, 예전에는 못해봤던 것도 AI를 통해서 해봐야될것만 같은 마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힘들고 재미없는 일에서 자유롭게 해준다고 생각했던 AI가 오히려 AI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구속하는 느낌도 든다. 물론 엔지니어로서, product builder로서 지금같은 시대에 일을 할 수 있다는게 축복(?) 받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아직 AI랑 일적으로 어떤 관계를 맺어야 되는지 고민은 해봐야 될것 같다.



쉬거나 놀거나 애들 돌보느라 일 못하면 "AI는 지금도 일할 수 있을텐데 회사가 나를 써야 하는 이유가 뭐지" 싶어서 layoff는 물론 그냥 일하는것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듦. 난 일도 하고 내 삶도 살고 둘 다 하고 싶은데 이제 그게 안됨ㅋㅋ또 회사에서도 어떤방식으로든 AI를 integrate하라고 거의 강박적으로 지시하는데 이게 진짜 엄청 스트레스임 개인적으로... 그냥 IT쪽 자체에 회의감이 많이 들어서 아예 다른 직군으로 이직하고픈 생각이 간절함...
"뭔가를 백그라운드에서 돌리고 있지 않으면 이상한 FOMO가 생긴다. 출근 전에 태스크를 하나 걸어놔야 하고, 자기 전에도 뭔가 돌려놔야 하고, 30분만 자리를 비워도 에이전트를 돌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이걸 잘하게 해주는 툴이 next gen PM 툴일 거 같아요. 저 역시 대전환의 시작점에서 창업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we are near the end of the exponent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