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쯤 일을 그만두기를 마음먹고 오랜만에 리크루팅을 시작하면서 꽤 많은 회사들을 접할 기회가 생겼었다. 특히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요즘은 어떤 분야가 핫 하고 어떤 사람들이 어떤 스타트업을 하는지 보는게 꽤 큰 재미였다. 그래서 이번 포스트는 내가 어떤 기준으로 회사들을 filter 했는지 써보려고한다.
#1. 프로덕트
첫번째 기준은 내가 그 프로덕트에 관심이 있는지다. 스타트업서 일할거라면, 엔지니어라고 그냥 기술적인 문제만 풀생각을 하면 안된다. 특히 더 작은 스타트업일수록 엔지니어라고 코딩만 하는게 아니라, 다같이 어떤 제품을 만들지 고민하는게 더 중요하다. 이게 누구를 위한거고, 어떤 문제를 풀어주는거고, 결국 어떤 프로덕트가 필요한지에 대해. 결국 이런것을 다 잘하려면 그 프로덕트, 그 분야를 좋아해야된다. 좋아해야 틈날때마다 생각이 날테니까.
#2. 회사 스테이지
여기서 스테이지라고 하면, 단순히 회사 크기나 얼마 투자받았냐 뿐만 아니라 프로덕트가 어느정도까지 개발 됐는지다 (혹은 product-market fit (PMF)1 을 찾았는지). 이건 어느 쪽이 맞고 틀리고가 아닌, 현재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달렸다. 아직 PMF를 못찾은 작은 스타트업이라면 소수정예의 팀으로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면서 성공을 찾아나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것이고, 이미 PMF를 찾아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곳이라면 어떻게 빠르게 성장해 나가는지를 볼수 있을 것이다.
#3. founder / teammate 들의 퀄리티
이번에 리크루팅을 하면서 느끼게된건데, 미국 테크 회사 들어가는 과정이 미국 대학가는거랑 많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회사들도 대학들처럼 어느정도 “급”이 존재하고 인터뷰를 통해서 꽤 주관적으로 사람을 뽑는것까지. 그러고 보면 “공부 잘하는” 애들이 몰리는 회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좋은 대학을 가야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많은 수의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점이다. 똑같은 이유로 스타트업을 볼때도 그 회사의 비지니스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제로 대학교에서 공부 제일 잘하는 친구들이 어느 회사에 가는지를 보면 그 회사가 얼마나 잘나가고 성공할지가 대충 나온다. 예를들어 내가 졸업할때쯤에는 (2010년 초중반) Dropbox, Palantir, Facebook등에 가장 똑똑한 친구들이 갔고, 몇년후에는 그게 Airbnb, Stripe이 되었고, 최근 몇년은 Notion, Figma, Ramp등의 이름이 많이 거론된다고 한다. 자, 다들 하나같이 성공했거나 지금 제일 성공에 가까운 회사들이다.
정말 작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파운더들의 역량이 정말 중요한데, 사실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스킬중하나가 얼마나 좋은사람을 데리고 올수있는지다. 성공한회사에 비해 돈도 없고 명성도 없는 작은 회사일수록 좋은사람들을 데리고 오기가 당연히 쉽지않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점을 이겨내고 소수정예의 high quality 팀을 갖춘 회사라면, 눈여겨볼만한 회사일 것이다.
친한친구가 얼마전에 창업을 했는데 프로덕트도 없이 유명 VC에서 꽤 많은양의 seed펀딩을 받아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말해주길, VC들이 자신한테 투자한 가장 큰이유가 바로 좋은 팀을 꾸린 능력에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 회사 첫 10명정도가 전부 유명회사에 Senior, Staff 레벨의 엔지니어/디자이너였다).
And…
몇마디 덧 붙이자면, 더 관심이 가는 회사일수록 벤처 투자자(VC)나 다른 스타트업 종사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자. 스타트업 세계가 워낙 좁기때문에 꽤나 많은양의 정보들이 업계사람들의 입소문으로 퍼질때가 많고, 스타트업을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하는것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절대 무시하지 말것이 바로 자신의 ‘감’ (a.k.a gut feeling) 이다. 신기하게도 회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인터뷰를 통해 여러사람들을 만나보면 객관적으로는 다 맘에드는데 뭔가 좀 아닌거 같을때도 있고, 기대를 안했는데 ‘어, 뭔가 괜찮은데?’ 할때도 생긴다. 감이란것도 결국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있는 생각이 몸으로 나타나는 것일테니, 나름 중요한 데이터 포인트가 된다고 생각한다.
혹시 회사를 볼때 다른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공유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번엔 이런 기준을 바탕으로 내가 왜 이전 회사들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서 써보려고한다
영문이지만 https://www.productplan.com/glossary/product-market-fit/ 이 잘 설명해놓았다. 언젠간 이 토픽으로도 글을써봐야겠다…